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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진정한 문장가, 김훈 작가가 돌아왔습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삶의 비애와 아름다움을 노래해 온 그가, 이번에는 '허송세월'이라는 역설적인 제목의 산문집을 선보입니다.
이 책에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 전쟁의 상처를 유머로 승화시킨 기억,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어난 청춘들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 내면의 깊은 곳에 자리한 다양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김훈 작가는 특유의 명료하고 섬세한 문체로 독자들을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로 안내합니다. '본래 스스로 그러한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작가의 통찰력이 빛나는 이 책은, 김훈 산문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입니다.
"치열한 허송세월에 깃든 격렬한 삶의 문장들"
소설가 김훈, 5년 만의 신작 산문집 <허송세월>로 돌아오다.
삶의 비애와 아름다움, 늙음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 그의 단정하고 강렬한 문장으로 빚어낸 '허송세월'의 의미를 지금 바로 미리보기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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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희망의 힘에 의지해서 살지 않고 이런 미완성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오래도록 기억될 명문. 지금 바로 미리보기로 경험하세요! ✅
김훈의 신작 산문집 『허송세월』은 여든을 바라보는 노작가의 깊은 사유와 원숙한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죽음마저 일상이 된 노년의 삶 속에서 건져 올린 생에 대한 통찰과, 여전히 펄펄 살아 숨 쉬는 '말'에 대한 탐구가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책의 서두에서 김훈은 심혈관 질환으로 투병했던 경험을 담담하게 고백하며, '허송세월'로 점철된 노년의 일상을 그립니다. 죽음이 코앞에 닥쳐온 현실, 병들어 쇠약해진 육신, 오줌통에 소변이 고이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무력감. 이러한 노년의 비애는 자연스레 생로병사의 무거움을 허송세월의 가벼움으로나마 버텨내야 하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고독과 고단함에 대한 성찰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김훈의 '허송세월'은 단순한 체념이나 무기력이 아닙니다. 오히려 삶의 유한성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 작은 의미들을 발견하려는 치열한 노력에 가깝습니다. 일산 호수공원에서 햇볕을 쬐며 보내는 소소한 일상, 늙어가는 몸에 대한 자조 섞인 유머, 그리고 마침내 뼛가루가 될 육신을 위한 유언을 고민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삶에 대한 깊은 애정과 긍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밥벌이하고 싸우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지지고 볶는 일상"에 대한 관심은 김훈 문학의 중요한 축입니다. 『허송세월』에서도 그는 '밥벌이의 지겨움'을 토로하면서도, 먹고사는 일의 애달픔을 정확히 포착하는 글쓰기를 평생의 과제로 삼습니다.
그는 "웃자라서 쭉정이 같고, 들떠서 허깨비 같은 말"을 경계하며, 필요한 말만을 정확하게 사용함으로써 언어를 삶의 한복판에 밀착시키고자 합니다. 형용사와 부사를 절제하고, 사물에 "빙빙 돌아가지 말고 바로 달려들"고자 하는 그의 문체는, 곧 삶의 진실에 다가가고자 하는 치열한 노력의 반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소박한 물건들에 대한 애정에서도 드러납니다. 가야토기의 어둡고 서늘한 구멍, 일상의 연장이 된 똥바가지 등, "스스로 낮은 자리에 처한" 물건들에서 그는 "순하고 과장 없는" 단순한 말들을 발견하고, 자신의 산문 언어가 향해야 할 지향점을 찾습니다.
김훈은 개인의 일상에 천착하면서도, 시대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습니다. 다윈, 정약용 형제, 안중근, 방정환, 임화, 최인훈, 박경리, 백낙청, 신경림 등, 난세를 살았거나 살고 있는 인물들을 호명하며 그들의 근심과 희망을 더듬습니다.
특히 "끼여 죽고, 깔려 죽"었던 수많은 이웃의 죽음을 기리는 대목에서는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가 짙게 배어납니다. 그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대신, "이 세상을 향해서 어떤 어조로 말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서로에게 악다구니를 쓰는 말들이 들끓는 세상에 몸서리칩니다.
『허송세월』은 늙어감의 즐거움에서 시작해, 길가의 새들과 옛 병사의 죽음으로 끝맺는 45편의 산문을 통해 삶과 죽음, 슬픔과 웃음, 고독과 연대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김훈 특유의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은, 때로는 애달프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서늘하게 독자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이 책은 단순한 노년의 회고록을 넘어,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귀중한 언어의 기록입니다. 허송세월 속에서 길어 올린 삶의 진실, 시대를 관통하는 따뜻한 시선, 그리고 무엇보다 '말'을 향한 치열한 탐구가 빚어낸 『허송세월』은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하며, 오래도록 곁에 두고 음미할 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입니다.